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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복식 부기’ 한번에 이해하기

단식부기는 한번의 거래를 한번만 기록하는 것이다. 돈이 들어왔으면 더하고, 돈이 나갔으면 빼준다. 단식부기의 대표적인 것이 가계부다. 작은 사업체의 금전출납부도 똑같다. 가계부에는 돈이 들어오면 수입이라고 쓰고, 들어 온 금액을 적는다. 그리고 마지막 잔액에 새로 들어 온 금액을 더해준다. 만일 돈을 썼다면, 어떤 용도로 썼는지 내용을 적고 금액을 적는다. 그리고 이 금액은 빼 준다. 이렇게 계속 적어 내려 가다 보면 언제든지 자기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잔액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은행 통장도 단식 부기로 기록한다. 돈이 들어오면 입금된 날자와 금액을 적고 더해준다. 출금이 되면 날자와 금액을 적고 빼 준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날, 내가 가진 잔고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단식부기”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취약점은 스스로 검증 기능이 없고, 수작업을 많이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계속 나열만 하다 보니 혹시나 나중에 수중에 가지고 있는 현금 잔액이 맞지 않을 때, 그 원인을 찾으려면 모든 기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점검을 해야만 한다. 가계부만 해도 거래가 많지 않으니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커다란 기업의 경우에는 하루에도 수 백 가지 거래가 발생한다. 또한 단식부기는 현금거래만을 기록한다. 하지만 기업은 현금은 변화가 없지만, 내용상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기록을 해야만 하는 거래가 있다. 그래서 조금 더 과학적인 기록의 필요성이 생겨난 것이다.   복식부기는 단식부기와 달리 한가지 사건을 두 번 표시한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사용하는 “복식부기”는 14세기경 이탈리아의 상인들이 처음 사용하던 방법에서 그 유래를 찾는다. 이 방법은 쉽지도 않고 완벽한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그래도 전세계 기업들은 대부분 이 방법으로 기업의 거래를 기록한다. 우리는 “회계”를  “비즈니스 언어”라고 부른다. 기업을 이해하려면 먼저 비즈니스 언어를 배워야만 한다. 비즈니스 언어가 바로 회계이고 그 문법이 바로 복식부기이다.     “복식부기”는 어떤 사건의 원인을 한 줄에 표시하고, 결과를 다른 한 줄에 기록을 한다. 원인과 결과를 다른 말로는 조달과 운용이라고 말을 한다. 자원을 어떻게 구하는 지를 조달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자금을 어떻게 썼는지를 운용이라고 한다. 그래서 조달을 먼저 기록하고 운용을 다시 기록한다. 모두 두 번을 기록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100불을 투자하여 회사를 설립했다고 하자. 단식부기에서는 투자금 100불이라고 한 줄로 적는다. 하지만 복식부기에서는 투자금 100불이라고 원인을 한번 적고, 현금 100불이라고 그 결과를 또 한번 적는다. 창업자가 100불을 투자하여 회사에 현금이라는 형태로 100불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이 회사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중에 100불을 받기로 한다. 단식부기에서는 아직 이 돈을 받지 않았으니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돈을 아직 못 받았으니, 현금에 100불을 더해주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복식부기에서는 먼저 “매출”이라는 원인으로 100불을 기록한다. 돈이 생긴 원인 또는 자금 조달의 이유를 적은 것이다. 그리고 나서 “외상매출금”이라는 명목으로 100불을 한번 더 기록한다. 물품을 판매한 원인이, 결과적으로 회사에 현금 대신에 외상매출금이라는 형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남아 있는 형태가 바로 운용이 되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복식 현금 잔액 비즈니스 언어 변호사 공인회계사

2024-04-18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

야구경기를 보려고 20불짜리 티켓을 미리 구입한다. 그리고 경기장으로 간다. 그런데 경기장에 도착해보니 오는 길에 티켓을 잃어버렸다. 이런 경우에 오직 46%만이 티켓을 다시 구입한다고 한다. 야구경기를 보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백명 중에 절반이 넘는 54명이나 되는 것이다.     반면 야구장에 가서 티켓을 사려고 표 없이 야구장에 도착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지갑을 연 순간에 현금 20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런 경우에는 오직 12%만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88%는 표를 사서 야구 경기를 관람한다.   무슨 차이일까? 첫번째 경우의 사람들은 먼저 야구티켓을 예매하는데 20불을 지출했다. 그래서 표를 재구매 한다면, 총 40불을 야구경기에 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야구경기 관람이 너무 비싼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경우에는 잃어버린 20불을 아직 야구에 쓴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 관람을 위해서 기꺼이 20불짜리 티켓을 산다고 한다.   사람들은 마음 속에 일종에 장부를 가지고 있어서 돈이 들어 오면 수입별로 어느 정도 구분을 하고, 각각의 돈을 앞으로 어떤 목적에 쓰려고 하는지 지출도 나름대로 마음 속에 제각각 기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각자 마음 속의 장부를 기록하는 행위를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이 일해서 저축한 돈 만불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이 이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만불을 추가로 벌었다면 이제 2만불을 갖게 되었다. 이때 이 사람 입장에서 일을 해서 번 만불과 주식투자로 번 돈 만불을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한 달쯤 후에 이 사람이 주식투자에 실패해서 만불을 잃어 버렸다. 이 사람은 다시 만불 밖에 없는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이 사람은 이렇게 잃은 돈 만불이 처음에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식투자로 번 돈 만불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주식으로 번 돈을 다시 주식으로 잃었다고 생각하며 아쉽지만 스스로를 달랜다.     하지만 이후에 추가로 천불을 더 잃어서 이제는 전 재산이 9천불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번에는 비록 천불을 추가로 잃었지만 이 돈은 자신이 일을 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하고, 본전인 만불보다도 적은 돈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결코 쉽게 잠을 자기가 어려울 것이다.   데이비드 그로스(David B. Gross)와 니콜라스 소울레스(Nicholas S. Souleles)라는 사람이 2002년에 미국의 평균 가정을 놓고 조사해 본 결과, 당시 미국 사람들은 평균 5천불 정도의 현금을 은행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균 이자가 18%가 넘는 신용카드 빚을 3천불 이상씩 모두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을 사용한다면 높은 카드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이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금 5천불은 비상용으로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 속 장부에는 크레딧카드 부채 3천불과 서로 섞지 않고 각각 다른 곳에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절약을 위해서, 심적 회계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미리 세워둔 예산에 맞춰서 중요한 항목부터 지출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용도로 쓰기로 한 돈이 절약되었다고 해도, 다른 용도로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달이나 이번 연도에 사용하지 않은 경비가 남았다고 해도 이를 다음 기간으로 넘기는 이월을 금지하거나 어렵게 해야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accounting 심적 심적 회계 야구경기 관람 변호사 공인회계사

2024-02-01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뒤집어 생각하기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학교나 부모로부터 배운 가치들이 있다. 옳다고 믿는 가치다. 다른 사람에게 늘 친철하라든가, 남과 다투지 말라든가, 예의를 지키라든가, 거짓말을 하지 말라든가, 뭐든지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 들이다.     하지만 이런 가치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삶이 피곤해지고, 때로는 오히려 남에게 이용을 당하거나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이런 가치들에 반대되는 삶을 살라는 충고가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우리 대부분이 믿는 가치를 뒤집어서 살라는 충고들 몇가지를 정리해 본다.   1. “No”라고 말하기   빚 보증을 서주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을 빌려주고 돈과 사람을 모두 잃는 경우도 있다. 자기 힘에 겨운 일을 억지로 하겠다고 맡아놓고는 끙끙대며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의 대기업에서 팀장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새벽에 과로사 하는 일이 최근에 또 발생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No”라고 거절을 못하는 소위 ”착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알았어 내가 해줄게”라고 대답한 후부터 후회가 시작된다. 그리고 나중에 반드시 더 큰 후회를 한다. 친구에게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착하지 않다. 그래서 남에게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갚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갚을 사람들은 애초에 빌리지 않는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고, 혼자서 더 크게 괴로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때로는 “No”라고 말해야만 한다.     2.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한국에서 명문대학교 미대를 여러번 낙방하면서도 합격한 젊은이가 있었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진학했으나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시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해서 어렵게 홍보회사에 취직했다. 취직해서도 투 잡을 뛰며 열심히 살았다. 그는 인생을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으로 평생을 배웠던 터라, “노력하지 않는 삶”을 죄악시했단다.     그랬던 사람이 마흔둘의 나이에 어느 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썼던 책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라는 책이다. 한국에서 금방 베스트셀러가 된다. 미대를 졸업한 저자가 만화를 중간중간에 적당히 넣어서 참 재미있다. 서점에 서서 두 시간만에 한 권을 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인생을 대충 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무조건 남들이 시키는대로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삶을 열심히만 살지는 말라는 이야기다.    3. 1일 1식   일본의 한 의사가 “1일 1식”이라는 책을 써서 한때 베스트 셀러가 된 적이 있다. 서울에 가서 이 책을 사왔다가 직원 한 분에게 핀잔을 들은 적이 있다. “제목이 책 내용을 다 이야기 해주고 있는데 뭐 하러 굳이 책을 사셨어요?” 맞는 말이다. 저 책을 다 읽고 나면 “1일 1식” 밖에 남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하루에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으라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성장 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하루에 한끼만 먹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또한 공복을 오래 유지하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조금씩 자주 먹는다. 하루에 다섯번 여섯번을 먹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살이 찌기는커녕 건강하고 날씬하다. 식사의 양과 횟수는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옳은 것 같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생각 명문대학교 미대 가치들 때문 변호사 공인회계사

2023-05-25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유언장을 찢어 버린 경우

만일 어떤 사람이 법률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을 남겨놓고 운명했다면, 사후에 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그의 재산이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유언장을 만드는 것만으로 항상 충분하지는 않다. 하지만 유언장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여러가지로 낫다. 유언장이 있는 경우의 가장 큰 장점은 우선 망자의 뜻에 따라서 그의 재산이 분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두번째 장점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망자의 재산을 분배하는데 조금이라도 편해 질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서로 다투지 않고 망자의 뜻에 따라 남은 재산을 분배하게 되니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주마다 유언장이 갖추어야 할 요건이 조금씩 다르다. 그러므로 죽기 전에 유언장이 자기 주에 합당한 요소를 모두 갖추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리노이 주의 경우에 합법적인 유언장이 되려면 우선 유언장을 남기는 사람이 18세 이상이고, 유언장을 남길만큼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유언장을 남기는 사람이 죽으면서 자신의 재산을 분배하고자 하는 뚜렷한 의도가 있어야 한다. 또한 유언장은 반드시 문서로 작성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문서는 두 사람 이상의 증인 앞에서 작성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산을 받는 사람은 이 유언장의 증인이 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유언을 남기는 사람과 두 사람의 증인은 모두 같은 자리에서 서명을 해야만 한다.   이렇게 작성된 유언장은 언제든지 유언장을 작성한 사람의 마음이 변하면 무효화 할 수 있다. 기존의 유언장을 무효화 하는 방법은 두가지 중에 하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유언장을 찢어 버리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기존의 유언장을 무효화 한다고 적으면 된다. 그런데 위의 두 가지 방법은 같지가 않다. 두 가지의 경우가 사후에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남자가 재혼을 했다. 그런데 전처와의 사이에 자식이 셋이 있었다. 이 남자는 재혼한 새로운 부인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새로 맞이한 아내에게 모든 재산을 다 주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한다. 그런데 유언장을 작성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재혼한 부인과의 다툼이 잦아졌다. 어느날은 새 부인과 엄청난 말다툼 끝에 가지고 있던 유언장을 꺼내와서 벽난로에 던져 버리고 집을 나갔다. 남편이 집을 나가자 재혼한 아내는 급히 벽난로에 던져진 유언장을 꺼낸다. 유언장이 조금 타긴 했지만 아직 내용은 그대로였고, 서명도 되어 있었다.   이 사건이 있고 얼마 후 남편은 사망한다. 남편이 죽자, 재혼한 아내는 이 유언장을 들고 법정에 가서 남편이 자신에게 모든 재산을 주겠다는 유언장을 자신이 가지고 있으니, 남편의 재산은 전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편은 살아있을 때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 살아 있을 때 전부인과 낳은 자식들에게 재혼한 부인과 다툰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자신에게 유언장이 있었지만 이미 불태웠다는 내용과, 자신은 재혼한 아내에게는 한푼도 재산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망자의 세 자녀는 법원에 가서 아버지가 생전에 한 이야기를 증언한다. 법원이 재혼한 아내가 가지고 있는 유언장을 인정하면 모든 재산은 그녀의 것이 된다. 법원은 자녀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망자의 마지막 의도가 완전히 반영된 것은 아니었다. 망자의 의도는 재혼한 부인에게 재산을 한푼도 주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유언장은 없었다. 법원은 원래 유언장이 무효인 것은 맞지만, 새로운 유언장도 없으니 주법에 따라 망자의 재산을 분배한다. 해당 주법에 따르면, 유언장이 없는 경우에 부인이 재산의 반을 가져가고, 자식들이 반 남은 재산을 삼등분 하게 되어있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유언장 변호사 공인회계사 마지막 의도 해당 주법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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